[KAIST 석사과정 후기 - 7] 면접

7. 면접


  마침내 면접까지 왔네요. 아직 본격적인 석사 생활을 써보기 시작하지도 못했는데 꽤 긴 여정을 지나온 느낌입니다. 그만큼 카이스트 입학 전에는 면접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었기 때문이겠죠? 입학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만큼,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절차인 만큼 가능한 기억을 살려 많은 예비 대학원생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어보겠습니다.



1) 대전 도착


가능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카이스트 대학원 면접 기간은 1주일에 걸쳐 있는데, 학과에 따라 그 중 날짜를 정해 면접을 보게 됩니다. 신소재공학과의 경우 이틀에 걸쳐 면접을 보게 되어있었고 (하루는 석사, 하루는 박사였던 것 같네요) 저는 첫 날의 오전조에 해당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루 전날 대전으로 내려갔어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면접인데 돈보다 컨디션이 중요하다 라는 생각으로 나름 규모있는 호텔에서 숙박했습니다. (라고 하지만 평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진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선택이네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어지간하면 다른 부차적 요소를 신경쓰기보다는 면접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카이스트는 대중교통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대전역을 통해서 오셨다면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월평역이고 걸어서 학교까지 15분정도 걸립니다. 대신 월평역에서 매 시간 출발하는 셔틀이 있으니 면접이 오후시간이라면 학교 홈페이지에서 알아보시고 탑승하실 수도 있을듯 합니다. 그런데 첫 차 시간이 늦어서 오전조라면 짤 없습니다 ㅜㅜ

 

2) 복장


다들 풀 정장입니다


  당연하게도 우리나라 면접 표준복장인 정장을 갖춰입었습니다. 숙소에서 일어나 셔츠와 바지를 갖춰입고 양말도 신었는데, 심각한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넥타이를 잘 못 매겠어요. 


  실화냐? 네 실화입니다. 지금도 그렇게 잘 매는 편은 아니지만, 당시의 저는 정말로 넥타이를 매본 적이 손에 꼽았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보며 집에서 연습도 해 갔었는데 막상 아침에는 잘 안 매지더라구요... 면접 시간은 다가오는데 마음이 급해지니 더욱 어려웠습니다. 결국 급한대로 넥타이는 가서 매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그리고 결국 넥타이는 매지 않고 (제가 본 사람 중에는 유일했습니다) 면접을 보았습니다...


넥타이는 미리미리 연습합시다



3) 대기


  집합 장소인 강의실에 모두 앉아 명단을 확인하고, 방마다 면접자 - 대기 1번 - 대기 2번 - 대기 3번 이렇게 4명이 유지되도록 순차적으로 안내를 받아 면접실로 나갔습니다. 면접이 끝난 이후에는 다시 대기실로 돌아오게 되어 있었고요.

  따라서 면접 전후로 다른 지원자분들과 함께 상당시간을 대기하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혼자 오신 분들이 많았지만, 자대생 혹은 한양대 등 많은 지원자분들이 오시는 학교의 경우 동기와 함께 온 경우도 있는 듯 하였습니다. 그분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시고 계셨기 때문에 그나마 대기실에 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분들 아니었으면 정말 적막했을거에요... 




4) 면접


  면접은 3:1로 2번 진행됩니다. 교수님 세 분이 앉아계신 방에 혼자 들어가 15~20분정도 면접을 진행하게 됩니다.  원래는 한 방은 인성, 한 방은 전공을 주로 묻는 방식이었다고도 하는데, 지금은 관계없이 자기소개 후 자유롭게 질문하십니다. 전공질문은 방마다 크게 4~5가지 질문이 나왔던 것 같은데, 기억이 완전하지는 않네요 ㅜㅜ 기억나는 것만 적어보았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전공 면접은 원리에 대한 질문 -> 그 원리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 -> 현상의 응용 이런 순으로 나오는 질문이 대부분입니다.


4-1) 첫 번째 방



  익히 알고있던대로 교수님 세 분이 앉아계셨습니다. 들어가서 먼저 칠판에 수험번호와 이름을 적게 한 후 면접을 시작하였습니다. 면접이 진행된 세미나실 책상 구조상 교수님들과 제가 서 있는 칠판까지의 거리가 굉장히 먼 편이었어요. (방 끝에서 끝까지)  이 세미나실은 제가 졸업할 때 쯤 리모델링되어 구조가 바뀌었으니 이제는 그렇게 멀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거겠...죠?)


  먼저 지난 글에서 준비했던 1분 정도의 자기소개로 시작하였습니다. 


자기소개 (1분)

제가 누구이며, 왜 카이스트에 진학하게 되었는지

왜 연구자가 되고자 하게되었는지

장점과 약점은 무엇이며 약점에 대한 해명



첫 방에서는 자기소개에 대해서는 별다른 질문 없이(교수님들끼리 "서울대에서 카이스트에 지원한 것은 오랜만이네요 허허." 라고 이야기하시기는 했습니다) 바로 전공질문으로 넘어가셨습니다.


Bragg's law 에 대해 그림을 그려 설명해 보아라

- 그걸로 어떻게 XRD 분석을 할 수 있나?

- 그럼 결정의 구조가 바뀜에 따라 XRD 분석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나?

(그림을 처음에 분필로 예쁘게 못 그려서 지적을 받았습니다 ㅋㅋ;)


확산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라

- 농도 차이가 커짐에 따라 확산 속도는 어떻게 변하는가? 식으로 설명하라


열역학 법칙들에 대해 설명하라

- 해당 법칙에 따르면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해야하는데, 어떻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나타나나?

- 보다 세부적인 상황을 제시하시고 이에 대해서도 설명하기


  일단 첫 방에서는 막힘없이 모두 다 답변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칠판에 그림을 그려 설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길어져서 약간 급히 끝내신 감이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는 마음이 아주 편했습니다.



4-2) 두 번째 방


  앞 방과 동일하게 자기소개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자기소개 관련해서 약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자교가 아니라 카이스트로 왔는가?

- 자교도 좋은 학교지만 우리나라 과학계를 지탱하는 다른 한 축인 카이스트에 진학하여 저변을 넓히고자...


학점은 군대 다녀와서 주로 올린건가?

영어는 따로 공부를 해서 이런 점수를 얻은 건가?


(지원서를 보니) AA 분야 실험실에서 현장실습을 했는데 AA 분야에 관심이 있나?

- 그 교수님이 AA 분야를 연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Quantum Confinement Effect를 설명해보아라

그럼 그걸 바탕으로 반도체에서 Band gap의 생성 원리를 설명하라



P-N Junction의 에너지 밴드를 그려보아라

- P type 쪽에 도핑을 했을때 어떻게 밴드 구조가 변하는가? 페르미 준위의 위치는?

- 전류를 한 방향으로 가했을때는?

이거 잘 답변하지 못해서 한 달동안 불편했습니다...



어떤 나노입자가 에너지를 가했을 때 청색 발광을 한다. 

- 이 입자를 더 키우면 발광 파장은 어떻게 이동하나?

- 밴드 갭을 그럼 그려보아라



 이 방에서는 다른건 다 잘 답했는데... P-N junction의 응용문제에서 결국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때 막혔을 경우에는 교수님들이 조금씩 힌트를 주시면서 정답으로 유도해 나가려 하시는데, 그럼에도 정답으로까지는 가지 못한 문항이었습니다 ㅜㅜ 



  보시는 것처럼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여, 해당 질문에서 점점 심화된 내용으로 파고드는 질문을 하시는 방식으로 전공면접이 이루어집니다. 질문에 따라서 결국 답변이 어려운 심화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런 경우에도 본인의 지식을 바탕으로 이러이러 할 것 같다는 답변을 드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원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 가진 지식의 조합에 가까우니까요.


몰라도 '모른다' 라고 하지 마시고 꼭 알고 있는 지식에 기반한 설명을 시도하세요




5) 귀환


  한낮이 되자 오전조 면접이 모두 끝났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던 문항만 계속 머리속에 맴돌더라구요. 나머지를 잘 답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겠지? 라고 위안을 삼았지만 발표가 날 때까지 계속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아, 대전 처음 오신 분이라면 돌아가는 길에 비공식 대전 유일 관광명소 ㅅㅅㄷ 빵집에서 튀김소보로 하나 사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ㅋㅋ 대전에 살게되면 사서 갈 일이 많은 선물입니다. 이거밖에 없거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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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6] 서류 합격과 면접 준비

6. 서류 합격과 면접 준비


  인내와 멘탈관리가 필요한 시간


  카이스트 대학원에 지원시 서류 결과 발표는 제출 마감일로부터 약 한 달 뒤, 그리고 면접은 서류 결과 발표로부터 약 1주일 뒤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힘들여 면접을 준비하고도 서류에서 탈락하여 준비한 것을 채 써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방대한 양의 지원서를 검토하면서도 전형 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도록 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그래도 지원자 입장으로서는 서류 합격을 전제로 하고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연구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카이스트 외에 이어지는 서울대 등 다른 대학원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공부이니, 편한 마음으로 면접 준비에 집중하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저는 매우 불편한 마음이었다는게 함정


  지금 와서 생각하면 기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엔 엄청나게 쫄렸습니다. 서류 결과 발표 당일에도 학교 도서관에 면접 공부를 위해 갔으나 공부는 못하고 커뮤니티만 계속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서류 합격을 확인한 곳은 책상이 아니라 도서관에 비치된 휴식용 온열의자 위에서였습니다 ㅋㅋㅋ; 어차피 서류 결과가 났을 때는 이미 면접이 임박했을 때입니다. 열심히 준비합시다!




1) 면접 후기 & 기출 문제 찾기


시간은 적고 범위는 넓다 - 후기를 활용하자.



방대한 전공 서적들을 다 복습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석사 면접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해야 할 것을 보는 것입니다. 기존 연구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룰 박사 면접과 달리 석사 면접의 대부분은 학부 때 쌓은 전공지식이 될 터, 방대한 학부 전공 내용 중 면접에 나올 만한 부분을 어떻게 축약해서 복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지원자분들께서 저와는 달리 우수한 전공 학점을 보유하신만큼 전공 지식도 탄탄하시겠지만 만에 하나 약점인 부분에서 질문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좋은 학점을 받은 전공에 대한 질문을 제대로 답 하지 못하시면 다른 좋은 학점들까지 의심받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미연에 방지해야겠지요?


답은 면접 후기와 기출 문제 탐독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면접 준비가 막막했지만, 후기를 탐독하는 것 만으로도 실제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얼마나 깊이 있는 내용을 물어볼 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복습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은 덤이었지요. 기출은 학교에 따라 선배님들께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만, 저는 선배는 사실상 없었고... ㅜㅜ  대신 대학원 입시 준비 카페들에서 정보를 모았습니다. 학과와 학교까지 일치하는 후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결코 부족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두 카페에서 해당되는 전공으로 검색하시면 충분한 후기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꼭 면접 공부를 시작하시기 전에 한 번 완전히 탐독하고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아, 그리고! 카이스트를 비롯해서 꼭 지원하신 학교가 아니더라도 상위권 대학원 면접 질문은 다 거기서 거기이므로 (...) 시간이 되신다면 같은 학과의 다른 학교 후기들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지원한 신소재공학과(재료공학과) 에 해당하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그 외 IST 들 후기를 모두 읽고 공부를 시작했으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전공 공부


  학과에 따라 차이가 큰 부분일 수 있지만, 해당 학과의 기초를 이루는 전공 필수 과목들은 모두 익숙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소개서에 관심 연구분야를 언급했다면 관련 과목은 더욱 깊은 이해를 갖추어야겠지요. 재료공학부 학과 과정을 마치고 신소재공학과에 지원한 저는 학부때 수강하였던 아래 전공필수 과목 교재들을 통해 전공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 재료공학개론

- 재료열역학 (전기화학 외 전범위)

- 재료의 전자기적 성질 (고체물리, 반도체 파트)

- 재료현대물리 (양자역학)

- 재료상변태 (전달현상 일부)


  재료과를 나오신 분이라면 누구나 동감하실, 전공의 기초를 이루는 과목들입니다. 다른 전공들도 분명 이런 과목들이 있겠지요. 


  우선 개론의 경우 지난 학부 생활동안 배운 내용의 큰 그림을 다시 잡는 느낌으로 제일 먼저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리 말씀드리자면 면접에서도 딱 개론 범위 내의 분야를 질문하셨습니다. 물론 개론 교재에는 나오지 않을 만큼 깊은 원리를 물으시기도 하였지만 현상 자체는 개론 책에도 나오는 수준이었던 것이지요. 그만큼 가볍지 않게 정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열역학은 아마 대부분의 공대 학과에서 필수로 수강하는 내용일텐데, 식 유도까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열역학 법칙정도는 완벽하게 꿰고 가셔야 합니다. 저는 기본 법칙 외에는 식 유도는 제외하되, 그 식이 유도되는 큰 원리는 숙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전자기적 성질 파트는 고체물리와 반도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여기 써 있는 과목들 중에는 가장 높은 학년에 수강하는 과목이었습니다만, 대부분의 기출에서 관련 문제가 나온 것을 확있했었기 때문에 비중을 가장 크게 두었습니다. 기출 보기의 중요성!


  이번에도 한 문장으로 요약드릴 수 있겠네요.



후기와 기출을 보면 무엇을 공부하셔야 하는지 다 아실 수 있습니다.




3) 자기소개 & 인성


  물론 면접에서 전공 질문만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간혹 좋은 학부 출신 + 높은 학점이 조합되는 경우 전공을 거의 안 묻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만큼 자기소개와 인성 준비를 어느정도는 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1분 자기소개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항목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 카이스트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 어떤 분야 연구에 관심이 있는가?

- 장점은 무엇인가? (영어를 강조하기 위해 영어 자기소개도 준비함)

- 약점(낮은 학점)의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했는가?


  대부분의 면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만, 후기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딱 이 정도 선에서 질문하십니다. 그러니 너무 깊게 파는 것보다는 딱 뻔한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면접 시간이 길지도 않아요.



  글의 시작에서 말씀드렸듯이 결국 면접준비는 누가 멘탈을 잘 유지하느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당시의 저와는 달리) 전공 지식 자체는 머리속에 잘 들어있으실 겁니다. 그 들어있는 내용을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잘 꺼내어 정리해두느냐가 면접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마침내 대망의 면접 당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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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5] 대학원 입학지원과 지원서 작성

5. 대학원 입학지원과 지원서 작성



  안녕하세요! 테크니컬입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상당히 정신없이 연휴를 보내고 나니 지난 글로부터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네요. 졸업식이 이제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뒷정리가 바쁠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ㅜㅜ 연구 마무리며 짐정리며 쉬운 건 다는걸 또 느끼고 있습니다 ㅋㅋ 그래도 이틀만에 휴일이 찾아와서 숨을 좀 돌리고 글을 올립니다.


  오늘은 마침내 길었던 준비과정들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입학 지원을 시작한 때의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1) 지원시기


카이스트 봄학기 지원은 통상 입학 전년도 7월에 시작됩니다. 서울대학교 등 다른 대학들이 가을에야 입학절차를 시작하는 것에 비교하면 매우 빠른 것이죠. 가을학기 입학지원이 전년도 겨울에 진행되는 해외 대학원들을 본뜬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가을학기 입학지원은 당해년도 봄에 진행됩니다.

저 역시 7월에 원서 준비를 시작했는데요, 방학중인 기간이었던 만큼 전적으로 입학지원에 전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기서 카이스트는 모집을 1차, 2차로 나누어 진행하는데요, 기계, 전기, 신소재, 화공 등등 대부분의 통상 전공은 1차에 모집을 진행하고, 2차에는 주로 융합학과들의 모집이 이루어집니다. 제가 지원한 신소재공학과 역시 1차에 모집을 진행하였습니다.

보통 지원 사이트가 열리기 1,2개월쯤 전에 입학처 홈페이지에 입시 요강이 올라옵니다. 세부일정과 필요 서류 등이 포함되어 있으니 미리 읽어보시고 준비하시는게 나중에 더 여유있으실거에요.



2) 전형 선택



  입시 요강을 보면 아시겠지만 카이스트 석사과정생으로 지원할 때 학생구분을 1, 2, 3지망까지 선택하게 됩니다. 이 학생구분은 입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주체에 따라 결정되는건데요, 카이스트의 900만원이 넘는 학기 당 등록금을 누가 보조해 주느냐가 학생구분입니다. 학과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국비 장학생 
- 대부분의 등록금을 국가 장학금으로 대체합니다. 가장 많은 수의 학생들이 포함됩니다. 등록금 자기 부담금은 학기당 약 90만원 수준입니다.


KAIST 장학생 
- 교수님이 등록금을 지원하십니다. 과제가 많아 자금은 많으나 인력이 부족한 연구실들에서 활용하는 제도입니다.


일반(산학)장학생 
- 기업체로부터 등록금 (그리고 보통 생활비까지) 을 지원받습니다. 삼성, LG, 하이닉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각자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재학기간 X 2 년을 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갈 수 있는 연구실이 정해져 있습니다.


  지원시 국비, KAIST, 그리고 각 산학 프로그램들 중 선택하여 1,2,3지망을 고르게 됩니다. (국비를 고르지 않을 순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산학장학생 후보로 선발된 경우 KAIST 측 면접에 이어 기업체 측 면접을 추가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했냐면...

1지망 : 국비 장학생

2지망 : KAIST 장학생

3지망 : 공란

왜인지 궁금하시면 첫 글을 보시면 됩니다

  저는 아직 석사 후의 진로가 뚜렷한 상황이 아니었죠. 그리고 산학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연구실 선택에 있어 제약이 생길 것이 우려되기도 하였고, 국비와 산학 양측에 합격한 경우 국비 학생을 최대로 채워 뽑기 위해 산학으로 배정될 수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기에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산학 장학생을 제외하고 지원을 하였습니다.




3) 성적 입력


  증빙으로 제출하는 성적표 외에 직접 학사과정 이수표를 작성하여야 합니다. 양식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수강한 과목들을 전공과목, 교양과목으로 구분하여 과목명과 받은 성적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면접시 교수님들은 이 이수표를 주로 보시면서 수강한 과목들을 파악하십니다. (성적 증명서는 가독성이 별로니까요) 


특별할 건 없는 과정이지만 저는 여기서 제 부족한 성적을 조금 커버하기 위해 ! 잘 나온 과목부터 위에서 순서대로 썼습니다 (ㅋㅋㅋㅋ;;).




4) 자기소개서


  지원서 작성의 가장 핵심인 부분이죠. 하지만 자기소개서 작성법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수많은 조언과 예시가 있으니 관련 이야기는 생략하고, 제가 어떻게 작성했는지에 대해서만 설명드리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문항들 역시 통상적인 자기소개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키워드 요약, 자기소개, 리더십, 면학계획....
 
  

  장점의 강조, 약점의 보완



  여러차례 언급하였듯이 제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학교와 영어, 그리고 복학 후 연구 관련 과목들에서의 높은 성적이었습니다. 반면 약점은 낮은 총 평점이었죠. 따라서 저는 지금까지 제 학업에 있어서 연구를 목표로 이루어진 부분들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학부 재학 초기 미흡한 점들이 있었지만 복학 후 개선된 모습을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영어 등은 학업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이미 준비된 부분이라는 것을 보일 수 있도록 했죠. 이 모든것은 항목별로 문단으로 묶어 강조 문장과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리더십 부분은 동아리 임원 활동 부분 등을 적었고, 문제 해결 경험은 연구소 현장실습 때의 경험을 적었습니다. 


지원자의 숫자와 자기소개서의 분량상 교수님들이 이 모든걸 다 읽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음 두가지만! 특히 신경썼습니다.

1. 읽기 쉬운 글로 작성하라 


한 줄 요약좀
  교수님들이 보셨을 때 핵심 내용, 원하시는 내용을 쉽게 찾고 읽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문단마다 서두에 문단 내용을 강조하는 문장을 따로 배치하였습니다. 어떤 속성의 인재인지를 쉽게 보고, 세부적인 설명을 원하신다면 해당 문단을 읽으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2. 분량은 반드시 일정 이상 충족켜라

  이건 다른 교수님께 직접 들었던 어드바이스입니다. 심사를 위해 자소서를 딱 열었는데 분량이 적은 자소서는 당장 화면에서 인상이 다르고, 지원자의 의지와 성실성에 의문을 갖고 읽기 시작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좋을리가 없겠죠?




진짜 한 줄 요약 : 읽는 사람을 고려한 자소서 쓰기!




5) 우수성 입증 자료



추천서! 가 있으면 좋겠지만 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연구실에서 연구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과목에서 특출난 성적을 보인 것도 아니며, 학부 지도교수님과 많은 교류의 시간을 갖지도 못하였기에 추천서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었죠. 결국 제가 제출한 자료는 딱 세 가지 였습니다.


- 정출연 현장실습 증빙

- 학과 졸업발표 포스터상

- 군대 표창  (...)


군대 표창은 꼭 넣어야하나 싶기는 하였지만 내용이 주변인들과의 원활환 관계, 그리고 영어 업무 경험을 담고 있었기에 포함하였습니다.


6) 최종 발송


  작성 완료된 지원서와 증빙자료는 모두 출력하여 직접 카이스트 입학처에 보내야 합니다.


  당연히 배송에 시간이 예상보다 더 걸릴 수 있으니 여유를 충분히 두고 발송하셔야 합니다. 저는 우체국 등기로 업무일 기준 마감시간 열흘 전에 보냈고, 정상적으로 이틀만에 도착 확인이 되었습니다. 서류가 도착하면 입학처에서 서류도착 확인을 해주는데, 이게 퇴근 시간, 그러니까 매일 저녁시간에 업로드 되더라고요. 상당히 쫄리는 (...) 시간이니 일찍일찍 보내시면 되겠습니다. 혹여나 누락서류가 있으면 다시 발송이 가능할 만큼이요.



서류심사에는 약 한 달이 소요됩니다.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죠. 

다음 글에서 이어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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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4] 대학원 연구실 컨택


4. 컨택 이야기


컨택 -

대학원 입시의 시작과 끝


  





  익히 알고 계시다시피 대학원에서 컨택은 대학원 입학을 지망하는 사람이 들어가고자 하는 연구실의 지도교수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을 뜻합니다. 지도교수님께 자신을 소개하고 연구실로의 참여 의사를 밝히는 한편, 본인이 입학하려는 때에 연구실에 TO가 있는지, 나아가 본인에게 그 티오를 줄 수 있는지 등 입학 후 연구실에 들어가기 위한 모든 내용을 다룰 수 있지요.

  대학원 입시는 들어가고자 하는 연구실의 지도교수님께 컨택을 함으로서 시작되고, 합격 후 최종적으로 연구실에 들어갈 때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확인을 드리는 것도 컨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컨택은 대학원 입시의 시작과 끝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자연스레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컨택에 관련된 것입니다. 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질문하시죠.

컨택은 언제 하면 되나요?
학교에 알아보니 컨택은 입학 후에 하는 거라던데, 지금 하면 안되는 거겠죠?
컨택 메일을 어떻게 쓰죠? 무슨 내용을 담아야 할까요?


여기에 더하자면


교수님이 답장을 해주시지 않아요. 어떡하죠?


이 정도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일 것입니다.



1) 컨택 시기

  

그냥 빨리 하세요


  반쯤은 농담입니다만, 빨리 해서 손해볼 것은 없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졸업을 2년, 3년씩 남겨두고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그런다면 교수님께서도 '얘가 정말 오긴 할까?' 라고 생각하실 수 밖에 없겠죠) 반 년 이상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긍정적인 답장이 온다면 교수님께 자신의 존재를 미리 어필한다는 면에서 좋을 것이고, 부정적인 답장, 또는 무시된다면 다른 연구실을 찾을 시간적 여유를 위해서라도 컨택을 이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카이스트 입시가 시작되기 약 7개월 전에 컨택을 진행하였습니다. 카이스트 대학원 봄학기 입시는 한여름에 진행되는데, 저는 그 전 겨울에 컨택을 진행하였습니다.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던 대전에 있는 정출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지내던 시절이었죠. 저는 두 교수님께 컨택을 드렸고 마침 대전에 있었기에 두 분 모두 자신의 연구실로 찾아와보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특히 긍정적인 답을 해 주신 교수님의 연구실을 최종적으로 목표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 학교에 알아보니 입학 후 컨택이 원칙이라던데 지금 하면 안되는거 아니에요?


  이거 진짜 많이 본 질문인데요! 학교에 따라 (카이스트도 학과에 따라) 입학 후 컨택이 원칙인 곳들이 있지요?

예의를 갖추어 보낸 컨택 메일에 대고 컨택 하면 안되는데 했다고 해코지할 교수님 없습니다. 무시하신다면 모를까. 자대생들을 포함해서 많은 인원들이 컨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미리 어필해서 손해볼 것은 전혀 없어요. 걱정 마시고, 연락 한 번 해 보세요. 내용을 '저 티오를 주세요!' 라고 하실 것도 아니고 연구실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컨택은 규정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어차피 교수님들께서도 컨택한 사람에게 '오, 티오를 줄게요.' 라고 답하시지도 않고요.  


만일 '넌 컨택을 치사하게 미리 했으니 오지 말거라!' 라고 하시면?



모니터를 향해 큰 절 올리시고 '감사합니다!' 복창하세요. 괴수님께서 여러분을 놓아 주셨습니다.



2) 컨택 메일의 내용


  컨택 메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소개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많은 분들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컨택을 하곤 합니다. (아래 예시는 모두 굉장히 축약된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XX 대학원 입학을 준비중인 OOO 입니다. ㅁㅁ 분야에 관심이 있는데 교수님의 연구가 해당 분야라 연락드렸습니다. 연구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데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요/티오가 있을까요?

이런 식의 메일은 십중팔구 휴지통 행일겁니다.

교수님은 본인의 연구분야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으시죠. 금하실 것은 자신의 연구실에 관심을 보인 이 학생이 어떤 사람이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이 생판 정보를 주지 않은 학생에게 시간을 내어 본인 연구실을 소개하고 정보를 준다면, 교수님이 보살이시거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랩일 가능성이 크겠죠. 교수님들도 사람이시니 저런 메일이 달가울리 없고, 당연히 메일의 주 내용은 자신에 대한 소개가 되어야 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OO 대학 ㅁㅁ학과에 재학중인 XXX입니다. 

연락드린 것은...(작성 이유 1,2문장으로 요약)

  저는 AA 분야에 대한 연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BB, CC과목 등을 수강하여 기초 지식을 (...중략...) 해당 과목들 대부분에서 A0 이상의 우수한 성적을 받았으며  (...) 졸업 학점은 X.X점 대 (... 중략...)  기타 자기소개 (...중략...) 

  이와 같은 준비를 통해 AA 분야에 대한 연구의 꿈을 펼치기 위해 DD 대학원 EE 학과에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과에 대해 알아보던 중 교수님께서 이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연구실 소개 홈페이지를 통해 교수님께서 출판하신 논문들을 읽어보고 더욱 교수님의 연구가 제가 꿈꾸던 연구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어 (...) 이에 교수님께 조언을 얻고자 연락드렸습니다.

(...후략)

  가볍게 쓴 예시이지만 적어도 이 정도의 정보를 말씀드려야 교수님께서도 '이런 학생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군' 이라 생각하시고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답장을 마음먹으실 수 있으시겠죠. 여기에 구체적인 스펙이나 실적이 담긴 CV를 첨부할 수 있다면 컨택 메일로서는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이와 같이 메일을 작성하였었습니다. 간략하게 제 소개를 드리고 교수님의 어떤 분야에 제가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제가 그 분야를 위해 어떤 준비가 되어있는지 적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제가 대전에 있었던 만큼 방문을 여쭈었었지요. 앞서 적었듯이 답장은 긍정적이셨었습니다.


  아, 당연한 팁인데, 조금은 부끄럽지만 저는 제 강점들을 가능한 보이게 하고 단점을 숨길 수 있도록 메일을 적었습니다. 제 부족한 학점은 높은 학점을 얻었던 전공과목들을 주로 소개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다른 스펙을 설명함으로서 '포장'을 했어요. 너무 노골적이면 안되겠지만 교수님과의 첫 연결인 만큼 어느정도의 '포장'은 신경써서 적어주세요.


- 제목 등에 용건을 먼저 적어드리자

- 자기 소개를 확실히 하자

- 연구 분야 뿐 아니라 왜 자신이 그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어필하자

- 적당한 포장은 센스


- 예의를 갖추자



3) 컨택 메일의 답장

  

  교수님에 따라 정말 칼같이 몇 분 만에 답장이 오는 경우도 있고, 1주일이나 뒤에 뜬금없이 답장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정도 끈기를 가지고 침착하게 다른 공부를 하며 기다리시면 됩니다. 컨택은 당장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건 아니에요. 마음을 편히 먹고 계셔도 됩니다.


a) 무시당한다

  안타깝지만, 무시당하실 확률이 결코 낮지 않습니다. 주요 대학원의 교수님들 대부분이 메일창이 항상 불나고 있기도 하고, 바쁘시기도 하여 메일을 읽어보시지 않는 경우도 많으시죠. 이 경우 정말로 읽을 생각이 없으셔서 안 읽으시는 경우도 있고, 미처 확인을 못한 채로 메일이 넘어가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체감적으로는 안 읽으셨을 경우에는 후자일 확률이 훨씬 크니까 1주일 정도 뒤에 다시 한 번 메일을 보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b) 부정적 답변


 저도 자대에서 받았던 답변입니다.  '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사람을 충원하지 않습니다' ' 제 그룹과는 아무래도 적성이 맞지 않으실 듯 합니다' 이런 내용이 왔다면 어쩔 수 없겠죠. 슬프지만 거절 답장을 이렇게 친절히 해주신 것도 교수님의 배려입니다. 답장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은 꼭 드려둡시다. 나중에 연구실 사정이 바뀔 수도 있어요.


c) 입학하면 연락하세요~


  조금 슬픈 이야기입니다만 이런 교수님들은 자기 눈에 띄는 학생이 메일 보내면 긍정적으로 답하시는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인기랩의 교수님들이 특히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드릴 답장은 b)와 동일합니다만, 이 경우 적어도 입시 일정이 끝나는대로 즉각 연락을 다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d) 긍정적 답변

  

  축하드립니다. 교수님께서 어떤 조언을 해주시거나, 추후 연락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다. 항상 예의를 갖춰 대하되, 만에하나 자신이 놓치고 있던 연구실의 요소가 없는지 조심스레 알아가시면 되겠습니다. 아직은 그 연구실에 들어간게 아니니까요! 들어가면 돌이키기 아주 힘드니까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생각은 계속 해 주세요.



4) 마지막으로


  앞서 주저리주저리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대부분의 컨택메일에서 문제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예.의.가. 없.어.서. 발생합니다. 대학원생이 되신 후에는 교수님이 늘 좋으신 분은 아니실 수도 있고, 괴수님들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메일을 받게되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나름 명성을 가진 학자입니다. 높-으신 분들께 쓰듯이 쓰라는 게 아니라, 딱 사람 대 사람 정도의 예의를 담아주시면 됩니다. 생각외로 많은 분들이 황당할 정도로 짧은 메일을 보내거나 본인 용건만 들이미시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하면 연구실에 들어가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추후 입학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어요. 

꼭,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예의는 갖추어 적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 글에는 마침내 입학전형을 진행하는 이야기를 써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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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3] 대학원 지원을 위한 준비

3. 대학원 지원을 위한 준비


 2015년 가을. 8번째 학기가 끝나가던 무렵. 대학원 지원을 결정하고 학교까지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첫 글에서 보셨다시피 저는 아직 가진 스펙이랄게 거의 없었죠. 특히 대학원 진학에 있어 가장 큰 요소라는 학점이 크게 불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름에 시작되는 카이스트 대학원 봄학기 입시까지는 대략 9개월 남은 시점이었습니다. 이미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도 주어진 시간내에서 가능한 한 많은 요소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카이스트를 포함한 주요 대학원 준비에 필요한 사항은 다들 대동소이합니다.


-학점

-경험

-실적

-영어

-컨택

   ....


  모두 다들 알고 있는 필수적인 항목들이죠. 저는 이렇게 제가 준비해야 하는 항목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각각의 항목에서 가능한 한 시간내로 준비를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원 준비를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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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점


  다다익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이미 다닌 학기가 너무 많은 것이 컸지요.(5개 학기) 군휴학 전의 처참한(...) 학점보다는 많이 개선되었지만 그렇다고 복학 후 A+를 도배한다거나 하지는 못했고, 평균 이상의 학점을 얻기는 하였지만 결국 3점 초반대의 학점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려 2개의 추가학기를 써 가면서 기존 학점들을 많이 재수강으로 지웠음에도 그렇게 되었네요. 제 노력 부족이었지만 결국 학부 생활의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중에 면접 후기에서 적겠지만 군 복학 후 학점이 크게 올랐다는 사실은 교수님들도 긍정적으로 봐 주셨었습니다. 혹시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계신 분... 아니 어느 분이시든지, 한 두개의 추가학기로 졸업 평점을 많이 올리실 수 있다면 어지간하면 그렇게라도 평점을 올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대학원에 진학할때는 물론이고 다른 많은 진로에서 학점은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한 번 졸업한 후에는 다시는 바꿀 수 없는 요소니까요. 미래의 선택지를 넓혀둔다는 생각으로 꼭 챙겨두시길 바랍니다.

다 제가 못 챙기고 나와서 후회되서 드리는 말씀이에요 ㅜㅜ


2) 인턴 등 경험 만들기

  
  많은 학교에서 학부생들에게 연구실 인턴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예 의무적으로 모든 학부생이 연구실에 직접 들어가 인턴을 수행하며 졸업논문을 작성하도록 체계가 잡혀있는 학교들도 있지요. 하지만 제 학과에서는 그런 시스템이 있지는 않았고 관심이 있는 연구실에 직접 연락하여 인턴을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서울대에서 이런 자대생 인턴들은 보통 졸업 후 그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시다시피 저는 아니었죠(...) 그래서 인턴을 부탁드리기에 다소 껄끄러운 점이 있었습니다. 컨택과 마찬가지로 좋은 연구실에 인턴을 들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고요.

  대신 제가 알아본 기회는 정부출연연구소, 정출연에서 제공하는 현장실습 기회였습니다. 많은 정출연들이 지방에 있고 또 공개 채용처럼 대외적으로 홍보되는 기회가 아니기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많은 정출연들이 학연 등을 통하여 학부생들에게 현장실습생 내지 체험형 인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전적 보수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지방에 있는 경우 아슬아슬하게 거주비 정도는 지원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 잘 알아보시면 기회가 있을 거에요. 저 역시도 교수님을 통해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16년 겨울방학에 2달동안 대전에 있는 한 정출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지내며 실험 보조등을 맡았습니다. 실제 연구와는 차이가 있는 일이었지만 어깨너머로 연구원님들이 어떻게 연구를 진행하시는지 직접 볼 수 있었고, 실험실에서 장비들을 다루는 경험 역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였을 때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마침 장소가 대전이었기에 카이스트에 컨택을 진행할 때에도 유익한 면이 많았습니다.


  아, 또 지금 생각해보면 연구소 외에도 관련 업계 대기업에서 인턴기회를 갖는 것도 동급의 의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 경험상으로는 관련 업계 회사 경력은 대학원에서 많이 긍정적으로 쳐주니까, 관련 분야 대기업 인턴 경력도 적어도 단기 연구소 인턴과 동급으로 봐도 되겠죠?



3) 실적


  이거 정말 많은 분들 속을 썩이시는 항목이죠. 저도 학부 때는 연구실 구경도 별로 못해봤는데 남들은 학부때도 어디서 SCI 논문을 팍팍 써오고, 학술대회 경력도 있고. 그런거 하나도 없었던 제가 말하기는 조금 염치 없습니다만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큰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부가 인서울 중위권 대학 이상이시라면 적어도 학점보다는 영향력이 적은 것 같아요. 극단적으로는 '학생들을 뽑아 보니 학부 시절 쓰는 논문은 대부분 박사과정생이 리드해서 쓴 거더라, 그래서 학생들 뽑을 때 논문 실적을 정말 박사들 논문 실적만큼 의미있게 보고 있지는 않다' 라고 말씀해주신 교수님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물론, 저 말씀대로라도 진짜 연구를 해본 경험이 있는 것이니 실적이 많아서 나쁠 것은 없겠죠?


  저는 학부 때 연구활동을 한 적이 없으니 당연히 학술지 게재논문 등의 실적을 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이 실적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만, 대신 학과 내에서 졸업논문 발표대회를 좀 더 신경써서 준비하였습니다. 그 결과 졸업논문 우수발표상을 탈 수 있었고 이걸 유일한 학업관련 수상 실적으로 삼아 제출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학점이 학과 평균에 준하는 수준으로 낮았기에 대신 이런 학과 내 수상 실적을 제출하면 많은 부분이 커버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4) 영어


  국내 대학원 진학시 영어는 최소기준점만 넘기면 됩니다! 카이스트는 아주 높은 점수를 요구하지는 않았는데, 서울대의 경우에는 텝스를 기준으로 꽤 높은 점수를 요구했던 것 같네요. 일단 기준점만 넘기면 어지간해서는 선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 많이 높은 경우를 빼고요.

  조금 건방지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저는 학점을 대가로 영어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적었듯이 '눈에 확 띌 수준의' 점수가 아니라면 입시에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았기에 눈에 띌 만한 점수를 받고자 준비를 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는 TOEIC, 토익 만점(990점)을 영어성적으로 제출했고 이는 실제로 면접에서 교수님들이 좋은 평가를 해 주셨습니다.


5) 컨택


  대학원 입시의 시작과 끝



   대학원 입시에서 컨택은 관심있는 교수님께 연락을 취하여 자신을 소개하고 TO 등을 여쭙는 일체의 연락을 통칭하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대학원은 '학교'에 들어간다기 보다는 '연구실'에 들어가는 것이니까, 컨택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컨택은 다음 글로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은 컨택 과정에 대한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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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2] 학교 선택

02. 학교 선택



  안녕하세요, 테크니컬입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오늘은 제가 대학원을 진학할 대학을 선택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목은 이렇게 지었지만 이공계 대학원 진학에 있어 학교의 선택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인거에요.


지도교수님 선택이 제일 중요합니다.


  너무나 중요한거라 박스쳤습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으셨을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아무리 많이 들어도 과하지 않은 말입니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학교에 진학해서도 좋은 지도교수님 아래에서 착실히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고, 좋은 지도를 받으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좋은 학교에 진학했더라도 소위 '괴수' 밑으로 들어가면 학위는 커녕 문자 그대로 정신병만 가지고 학교에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절대로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래 내용을 읽으시면서도 저 문장을 항상 상기하시고 읽어주세요. 지도교수님을 고르는 것은 거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수준에 버금가는 중요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학교에 지원하지?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포스텍


  지난 글에서 보셨듯이 저는 우선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다니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럼 당연히 다음 결정은 어느 학교를 갈까? 가 되겠죠. 그렇게 선택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 중 절대 다수가 그렇듯이 저도 대학원은 자대, 또는 자대보다 더욱 우수한 학교의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의 탑3인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이 세 곳으로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이 세 대학들은 많은 사이트에서 SPK 등의 약어로 묶여 불릴만큼 쟁쟁한 연구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 읽었던 책에서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아직 세계 5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많이 부족하다! 이런 내용들을 많이 읽었었는데, 어느새 저 세 대학은 학과에 따라 20위 안쪽에서도 종종 이름이 보이니까요. 저는 이 세 대학을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학부 입시때처럼 대학원 역시 학교별로 순위를 매겨 평가하려하시고는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 세 대학간에는 '학교'의 순위는 무의미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직접 체험해본 서울대와 카이스트 두 학교는요. 포스텍도 분명 앞의 두 학교들과 동급의 연구환경과 교수진을 가지고 있을것입니다. 제가 앞에서 뭐라고 말씀드렸죠?


지도교수님 선택이 제일 중요합니다.


  혹~시나 잊으셨을까봐 또 적었습니다. 그냥 대학원 진학이 아니라 연구실 진학이라고 생각하세요!


  다행히 이 시점에서 저는 귀에 딱지가 앉도록 저 이야기를 들은 뒤였고, 이 원칙에 따라 우선 교수님들과 연구실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위 세 대학의 연구실 정보를 어느정도 살펴볼 수 있는 김박사넷 (http://phdkim.net) 이라는 사이트가 있지요?(자랑스러운 선배님이 만드신 사이트! 나중에 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직 김박사넷이 만들어지기 전이었고, 직접 발품을 팔아 정보를 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제가 가장 쉽게 정보를 알 수 있던 곳은 학부 자대인 서울대학교였습니다. 제 학과의 많은 교수님들 중 몇몇 분들은 이미 학부생들까지 그 무시무시한 악명 명성이 전해지고 있었죠. 분명히 명성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교수님들을 모두 존경합니다. 절대로 무서워서 이렇게 쓰는게 아닙니다. 저도 거주지가 서울이기도 했고, 오랜 학부생활(갑자기 슬픈 느낌이 드신다면,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로 익숙해진 학교에서 대학원 생활을 계속하는 메리트가 있기에 우선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자연스레 제가 '명성'을 버틸 수 없을 연구실들을 배제하고, 그 다음으로 제 관심사와 연관이 있는 연구실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이걸 이미 해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당연히 한 학과에서 교수님들의 세부적인 분야가 완전히 같은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처음부터 교수를 채용할 때 각 교수가 각자 하나의 세부적인 분야를 담당하도록 채용된 것일테니까요. 이 말은 곧, 내가 정말 세부적인 분야를 정했다면 그 분야를 담당하는 교수는 보통 학과당 한 분, 많아야 두 분이라는 겁니다. 


 물론 이제 막 학부를 졸업하는 학생이 세부적인 분야를 정하기는 어렵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 세부적인 분야를 확정하는 것이 대학원 생활의 초반이니까요. 어쨌든 드리고 싶은 말은 큰 규모의 학과의 경우 정말 많은 연구실이 있어 보이지만, 본인의 관심사에 맞는 연구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정말 단순히 분야만 고려한 것이고, 연구실 분위기, 교수님의 성향, 경제적 보수 등을 따지면 더욱 줄어들겠죠.


  저는 약 2~3개 정도의 넓은 분야를 관심사로 설정하고 연구실들을 추려냈습니다. 이어서 학부 내에 잘 알려진 힘든 연구실들을 배제했죠. 그 결과 제 자대에 제가 지원할 만한 연구실은 3개 남짓이었습니다. 그런데...


세 연구실 모두 다 


1) 연구실 사정으로 제가 지원하는 시기에 학생을 받을 수 없거나

2) 이미 내정자가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매우 아쉽게 되었죠. 저 세 연구실 말고도 다른 후보들이 있었지만 저에게는 여러모로 크게 아쉬운 점이 하나씩 있는 곳들이었습니다. 특히 금전적인 면에서요. 그렇다면 제 선택은?



이렇게 된 이상 대전으로 간다!


  농담이고, 처음부터 카이스트의 연구실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ㅋㅋ 제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교수님의 중요성을 들어왔었으니까요. 다만 자대가 아닌 만큼 상대적으로 연구실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게 느렸을 뿐입니다. 다행히도, 서울대와 카이스트는 많은 학생들을 같은 고등학교(주로 과학고)들로부터 공유하고 있었고 또 대학원 간의 교류도 많은 편이었습니다. 저는 동기들을 통해 조금씩 카이스트에 재학중인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었고 카이스트 쪽의 상황을 들을 수 있었죠. 그리고 네! 카이스트에도 제게 꼭 맞는 연구실들이 있으며, 자리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카이스트는 서울대에 비해 학부 규모가 작은 편인데, 이것이 내정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이기도 한 듯합니다)

그 시점에서 당연히, 앞서 몇 번을 말씀드린 원칙에 따라,

저는 제가 지도를 받고싶은 교수님이 있는, 

제가 연구를 하고 싶은 연구실이 있는,

카이스트로 지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번외: 카이스트에는 어떤 장점이 있었나?


  이건 저도 한동안 들었던 질문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적어도 제 학과에서는 서울대 학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로 진학한 사람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서울대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학부를 졸업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익숙해진 서울을 떠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대전에 연고가 있다면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 수도권과 대전의 인구는 거의 열 배가 차이나는 만큼 오히려 서울에 연고가 있는 사람이 훨씬 많겠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카이스트와 서울대 대학원의 수준은 정말로 동급입니다. 이건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내용입니다. 오히려 같은 학교 안에서 랩간의 차이가 훨씬 크죠. 따라서 카이스트가 특별히 연구면에서 더 강하다! 라는 이유로 선택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카이스트가 갖는 장점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아래에 그 장점들을 나열해볼게요. 일부는 여기 와서야 알게 된 장점이기도 합니다.


-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비

학교 등록금을 구체적으로 조사하시면 아시게 되겠지만, 카이스트의 실질 등록금은 국비 장학생 기준 90만원 남짓입니다. 그리고 서울대의 경우 360만원 수준으로 기억합니다. 여기에 카이스트는 석사과정생에게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월 27만원 정도의 지원금이 나오며, 기숙사비 역시 훨씬 저렴하기에 (서울대는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할 확률도 큽니다) 경제적으로 보다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 교통의 편의성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숭실대학교가 서울대입구역에 더 가깝다는게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반쯤은 농담이에요. 카이스트도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월평역까지는 15분 남짓을 걸어야 하니 교통이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위에서 언급된 기숙사의 유무와 시너지가 있는데요, 서울대에 재학중이라도 많은 경우 통학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서울대 정문 - 서울대 입구역 라인의 죽여주는 교통 체증을 맛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칠ㄴ-.. 아니 오래오래 고통받았거든요)


아, 그리고 주말에 서울을 오가다보면 생각보다 대전이 가깝다고 느끼게 됩니다. ㅋㅋ


- 전문연구요원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진학한 학생은 영어점수, 학점 등 별도의 요구사항 없이 100% 전문연구요원에 편입되어 병역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군필이기에 관련이 없었지만 많은 분들에게 정말정말 큰 장점일거에요.


- 캠퍼스


 이건 취향 차이일 수도 있는데 카이스트는 상대적으로 건물 사이 간격이 매우 넓습니다. 또 지형이 전체적으로 평지이고 안에 있는 호수 역시 나름 풍치가 있어서 교내를 오갈 때 항상 좀 더 여유를 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이 정도만 적고, 나중에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때 자세한 썰을 풀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당연히 반대로 서울대가 카이스트보다 좋은 점도 정말 많습니다. 당장 서울이라는 위치부터 시작해서, 훨씬 규모가 큰 종합대학으로서 딸려오는 부대시설들의 다양함, 인문대, 사회대, 음미대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교양 등등... 하지만 위의 카이스트의 장점도, 서울대의 장점도 저에게는 다 부차적인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지도교수님 선택이 제일 중요합니다.



다음회부터는 카이스트 대학원 진학 준비 과정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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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1] 대학원 진학 결정

01. 대학원 진학 결정

 

  안녕하세요, 테크니컬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후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대학원 진학의 결정 과정, 그리고 KAIST를 선택하게 되었던 이유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고민 당시의 상황

  먼저 객관적 전달을 위해 당시 제 상황에 대해 적어두는게 우선이겠죠. 저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재학하고 있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을 시작한 시점은 2015년 봄이었습니다. 학부에 입학하고 군대에 입대하기 전 5학기, 군복학 후 한 학기를 다닌 후, 그러니까 총 6학기를 보낸 직후였지요.

  부끄러운 일입니다만, 군 입대 전까지 제 학업 성적은 파멸적이었습니다. 2점 중반대였어요. 충격! D- 라는 학점이 실존한다? 정말 부끄럽지만 학사경고 까지 한 번 받았었습니다.

증거자료. 이런거 한 번도 못 보신 분들이 많을테니 보여드립니다.

후... 여러분은 이런 거 받지 마세요

 

  군 복무를 마치고 나서 복학해서야 가까스로 학생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친구들에게 누누히 하는 말입니다만, 고등학교 때처럼 이전 학기보다 성적이 올렸을 때 주는 상 (제 모교에서는 진보상이란 이름이었는데) 이 있었다면 제가 휩쓸 수 있었어요. 그렇다면 학점 대신에 대외활동을 쌓았느냐? 아니요. 교내 예체능 동아리 활동 외에 다른 대외활동 경력은 없었습니다. 

  대신 긍정적이었던 부분을 적어보면, 일단 영어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당시 영어 성적이 만료되어 가지고 있는 성적은 없었지만, 시험만 본다면 적어도 공대 기준으로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만들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학부 네임밸류가 높았기에 '그래도 어딘가 갈 곳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보다 취업시장이 좋았던 당시에도 당연히 학교 간판만 달고 무조건 갈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 자신은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학부 후배분께서 볼까봐 적어둡니다만, 지금은 더욱 취업 시장이 안 좋은 듯 하니 절대 마음을 놓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정리하자면 진로를 고민할 당시 제 스펙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서울대 공대 재학 중

- 군필

- 6개 학기 평점 : 2점 중반대, 전공 평점은 그 이하

- 대외활동 없음

- 자격증 : 워드, 운전면허

- 높은 영어 실력 (공인점수는 없음)

 

진로 고민

  급히 학점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동안 어느새 정규학기가 달랑 2개밖에 남지 않았으니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시점에서 선택권이 그리 많지는 않았죠. 일단 제가 최대로 도달할 수 있는 평점을 계산해 본 후, 높은 평점이 필요한 진로는 전부 배제하였습니다. 여기서 창업 등 아예 새로운 진로를 제외하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회사 취업이냐, 대학원 진학이냐 정도더군요.

  여기서 행운이었던 부분은 꽤 많은 수의 동기들이 이미 대학원에 진학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2년 간의 군휴학을 하는 동안 전문연구요원 등을 통해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들 또는 여학우들이었죠. 대학원에 진학한 동기들은 사실상 모두 자대 대학원에 진학하였기 때문에 쉽게 대학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동기들에게 대학원 진학에 대해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오지마~! 제발~! 

인도에 수드라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대학원생이 있다.

난 경고했다.

 

 

각색은 미세먼지만큼 들어갔습니다

 

아마 많은 대학원생들이 비슷한 답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지금 누군가가 '대학원에 진학하려하는데 어때요?' 라고 묻는다면 심사숙고하라는 답을 줄 것 같으니까요. 그만큼 대학원, 특히 박사과정은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진로입니다. 돈은 박하고, 결과는 안개 속에 있으며, 결과를 내고 나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또 고민해야합니다.

 

하지만 이런 경고와 함께 대학원생이 된다는 것이 실제로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인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알다시피 대학원에서 하게 되는 것은 연구죠. 연구는 기존의 지식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마치 아주 세밀한 규칙이 주어진 창작과도 같습니다. 당연히 답은 주어져있지 않고, 답을 써 내려갔다고 해도 그게 답인지 알아내는데도 그만큼의 노력이 다시 필요합니다. 학부 시절 교과서를 통해 지식을 배우고 이것을 기억하여 다시 풀어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죠.

 

그만큼 연구를 잘 수행함으로서 얻는 과실도 다릅니다.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새로운 지식을 논문으로 출판하는 순간, 그 지식에는 영원히 연구자의 이름이 붙게 됩니다. 당장 그 지식이 큰 쓸모는 없을 수도 있고,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현대 사회를 만들어온 지식의 탑에 정말 작은 블록 하나라도 만들어냈다는 쾌감, 그것이 많은 연구자들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들을 수 있었던 대학원 진학, 연구자의 길의 장점과 단점은 이 정도였습니다.

 

  한편 학부 졸업 직후 대기업으로의 취직은 명확한 장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금전적으로 압도적으로 안정적일 것이 분명했습니다. 대학원 재학 중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대학원 학위를 가지고 회사에 들어간다 해도 주어지는 월급 차이보다 그 학위를 취득하는 동안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이 더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보다도 큰 차이로, 제가 한 업무가 즉시 사회로 이어진다는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이공계 대졸 사원으로서 회사에서 제가 만들 제품, 또는 제가 제작과정을 관리할 제품들은 지금 당장 사회로 나갈 물건들이 대부분이죠. 이건 연구와는 또 다른 성취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당시 생각했던 취업의 단점은 이러하였습니다.. 곧바로 취업을 하게 된다면 결국 연구에 도전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을까? 석사, 박사 학위가 있는 것이 결국 회사 내 승진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내가 연구가 나한테 적성이 맞으면 어떡하지?

 

당시 제가 생각하던 장단점을 정리하면,


취업

 

- 경제적 안정성

- 내 성취와 결과물이 사회로 직접적으로 연결됨

 

-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들 수 있음

- 보다 높은 지위로 가기 위해선 학위가 결국 필요할 수 있음


대학원 진학

 

- 경제적 불안정성

- 연구 적성이 필요

- 결과의 불확실성

 

- 지식 생산의 성취감

- 논문을 통해 족적을 남김


 

 

이와 같았습니다. 정리해 놓고 나니, 제 경우에는 결정이 쉬웠어요.

 

 

 

결정

회사로 곧바로 가는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고, 연구에 대한 적성을 놓칠 수도 있다.

대학원 진학은 불확실성이 크고, 반대로 내가 연구 적성이 안 맞을 수도 있다.

 

그러면 대학원 석사과정에 먼저 진학해서 연구를 해보면 되겠다!

 

라는 실로 속편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빠져있는 요소가 너무 많아요! 일단 석사과정의 대부분은 연구를 하는 법 자체를 배우는데 소진된다는 것을 제대로 몰랐고, 석사만으로는 연구 결과는 가지고 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았죠. 회사에서도 어느 직종을 가느냐에 따라 학위의 영향도, 나이의 영향도 모두 달라지는데 그런건 별 생각없이 퉁치고 선택한거죠. 다행히 지금은 잘 정리가 되었지만 지금 진로를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저것보다는 더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음편에는 진학할 학교 선택을 어떻게 했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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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0] 후기를 쓰기 시작하며

0. 후기를 쓰기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테크니컬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현재 KAIST 대학원 석사과정생으로 재학중이며, 오는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2년간이었습니다. 처음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을 때 부터 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교수님을 찾고, 연구실에 들어가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논문이 완성될 때까지 만 2년. 아직 생생한 기억이지만 동시에 제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아직 무덤덤한 기억이기도 합니다.

 

  졸업 준비를 모두 마치고 최근에야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제가 석사과정을 수행하면서 반드시 넘어야 했을, 또 반드시 몸으로 배워야 했을 과정도 많았지만, 반대급부로 조금 더 정보가 있었다면, 아니 누군가의 작은 조언만 있었다면 불필요했을 과정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후에 사회생활에서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경험도 아닌 것들 말이지요.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공간, 바로 이 블로그에 석사과정의 후기를 적고자 결심하였습니다.

 

  후기를 쓰는 가장 큰 목적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더 대학원에 대해 알고 진입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오늘날 인터넷 카페, 블로그, 유튜브 등 많은 공간에 그런 정보들은 차고 넘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한 연구자가 해결해야나가야 할 일들이 교과서만으로 다 풀어나갈 수 없는 것처럼, 대학원 생활 역시 딱 어느 만큼의 정보를 알면 충분하다! 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대학원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 경험담은 많이 들으면 들을 수록 좋습니다. 본인에게 가치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야기도 많겠지만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어차피 그런 것은 본인이 직접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제 이야기를 적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전달해드릴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제 필력과 묘사의 한계 외에도, 결국 대학원에서 경험했던 가장 깊은 이야기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엮여있는 만큼 사실을 그대로 인터넷에 적을 권리는 저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인 연구 내용 역시 적을 수 없을 테고요. 그래도 제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직접 아시는 분이라면 분명 제 이야기임을 아실 분도 있을텐데! 그렇다면 제가 맞을 겁니다 ㅎㅎ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흔히 KAIST를 검색하시면 보실 사진. 막상 저는 이게 어디에 있는지 몰랐습니다...
(출처: http://www.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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