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석사과정 후기 - 6] 서류 합격과 면접 준비

6. 서류 합격과 면접 준비


  인내와 멘탈관리가 필요한 시간


  카이스트 대학원에 지원시 서류 결과 발표는 제출 마감일로부터 약 한 달 뒤, 그리고 면접은 서류 결과 발표로부터 약 1주일 뒤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힘들여 면접을 준비하고도 서류에서 탈락하여 준비한 것을 채 써보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방대한 양의 지원서를 검토하면서도 전형 기간이 지나치게 길지 않도록 하려다보니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그래도 지원자 입장으로서는 서류 합격을 전제로 하고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연구의 길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카이스트 외에 이어지는 서울대 등 다른 대학원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공부이니, 편한 마음으로 면접 준비에 집중하시면 되겠습니다.


근데 저는 매우 불편한 마음이었다는게 함정


  지금 와서 생각하면 기우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엔 엄청나게 쫄렸습니다. 서류 결과 발표 당일에도 학교 도서관에 면접 공부를 위해 갔으나 공부는 못하고 커뮤니티만 계속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서류 합격을 확인한 곳은 책상이 아니라 도서관에 비치된 휴식용 온열의자 위에서였습니다 ㅋㅋㅋ; 어차피 서류 결과가 났을 때는 이미 면접이 임박했을 때입니다. 열심히 준비합시다!




1) 면접 후기 & 기출 문제 찾기


시간은 적고 범위는 넓다 - 후기를 활용하자.



방대한 전공 서적들을 다 복습하는건 불가능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석사 면접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부해야 할 것을 보는 것입니다. 기존 연구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룰 박사 면접과 달리 석사 면접의 대부분은 학부 때 쌓은 전공지식이 될 터, 방대한 학부 전공 내용 중 면접에 나올 만한 부분을 어떻게 축약해서 복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지원자분들께서 저와는 달리 우수한 전공 학점을 보유하신만큼 전공 지식도 탄탄하시겠지만 만에 하나 약점인 부분에서 질문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좋은 학점을 받은 전공에 대한 질문을 제대로 답 하지 못하시면 다른 좋은 학점들까지 의심받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미연에 방지해야겠지요?


답은 면접 후기와 기출 문제 탐독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면접 준비가 막막했지만, 후기를 탐독하는 것 만으로도 실제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얼마나 깊이 있는 내용을 물어볼 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복습하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은 덤이었지요. 기출은 학교에 따라 선배님들께 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만, 저는 선배는 사실상 없었고... ㅜㅜ  대신 대학원 입시 준비 카페들에서 정보를 모았습니다. 학과와 학교까지 일치하는 후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결코 부족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두 카페에서 해당되는 전공으로 검색하시면 충분한 후기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꼭 면접 공부를 시작하시기 전에 한 번 완전히 탐독하고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아, 그리고! 카이스트를 비롯해서 꼭 지원하신 학교가 아니더라도 상위권 대학원 면접 질문은 다 거기서 거기이므로 (...) 시간이 되신다면 같은 학과의 다른 학교 후기들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는 지원한 신소재공학과(재료공학과) 에 해당하는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 그 외 IST 들 후기를 모두 읽고 공부를 시작했으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전공 공부


  학과에 따라 차이가 큰 부분일 수 있지만, 해당 학과의 기초를 이루는 전공 필수 과목들은 모두 익숙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자기소개서에 관심 연구분야를 언급했다면 관련 과목은 더욱 깊은 이해를 갖추어야겠지요. 재료공학부 학과 과정을 마치고 신소재공학과에 지원한 저는 학부때 수강하였던 아래 전공필수 과목 교재들을 통해 전공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 재료공학개론

- 재료열역학 (전기화학 외 전범위)

- 재료의 전자기적 성질 (고체물리, 반도체 파트)

- 재료현대물리 (양자역학)

- 재료상변태 (전달현상 일부)


  재료과를 나오신 분이라면 누구나 동감하실, 전공의 기초를 이루는 과목들입니다. 다른 전공들도 분명 이런 과목들이 있겠지요. 


  우선 개론의 경우 지난 학부 생활동안 배운 내용의 큰 그림을 다시 잡는 느낌으로 제일 먼저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미리 말씀드리자면 면접에서도 딱 개론 범위 내의 분야를 질문하셨습니다. 물론 개론 교재에는 나오지 않을 만큼 깊은 원리를 물으시기도 하였지만 현상 자체는 개론 책에도 나오는 수준이었던 것이지요. 그만큼 가볍지 않게 정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열역학은 아마 대부분의 공대 학과에서 필수로 수강하는 내용일텐데, 식 유도까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열역학 법칙정도는 완벽하게 꿰고 가셔야 합니다. 저는 기본 법칙 외에는 식 유도는 제외하되, 그 식이 유도되는 큰 원리는 숙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전자기적 성질 파트는 고체물리와 반도체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여기 써 있는 과목들 중에는 가장 높은 학년에 수강하는 과목이었습니다만, 대부분의 기출에서 관련 문제가 나온 것을 확있했었기 때문에 비중을 가장 크게 두었습니다. 기출 보기의 중요성!


  이번에도 한 문장으로 요약드릴 수 있겠네요.



후기와 기출을 보면 무엇을 공부하셔야 하는지 다 아실 수 있습니다.




3) 자기소개 & 인성


  물론 면접에서 전공 질문만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간혹 좋은 학부 출신 + 높은 학점이 조합되는 경우 전공을 거의 안 묻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만큼 자기소개와 인성 준비를 어느정도는 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1분 자기소개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항목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 카이스트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 어떤 분야 연구에 관심이 있는가?

- 장점은 무엇인가? (영어를 강조하기 위해 영어 자기소개도 준비함)

- 약점(낮은 학점)의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했는가?


  대부분의 면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만, 후기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딱 이 정도 선에서 질문하십니다. 그러니 너무 깊게 파는 것보다는 딱 뻔한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대비하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면접 시간이 길지도 않아요.



  글의 시작에서 말씀드렸듯이 결국 면접준비는 누가 멘탈을 잘 유지하느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당시의 저와는 달리) 전공 지식 자체는 머리속에 잘 들어있으실 겁니다. 그 들어있는 내용을 한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잘 꺼내어 정리해두느냐가 면접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마침내 대망의 면접 당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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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석사과정 후기 - 0] 후기를 쓰기 시작하며

0. 후기를 쓰기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테크니컬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현재 KAIST 대학원 석사과정생으로 재학중이며, 오는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2년간이었습니다. 처음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을 때 부터 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교수님을 찾고, 연구실에 들어가고... 우여곡절 끝에 졸업논문이 완성될 때까지 만 2년. 아직 생생한 기억이지만 동시에 제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아직 무덤덤한 기억이기도 합니다.

 

  졸업 준비를 모두 마치고 최근에야 지난 2년을 되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제가 석사과정을 수행하면서 반드시 넘어야 했을, 또 반드시 몸으로 배워야 했을 과정도 많았지만, 반대급부로 조금 더 정보가 있었다면, 아니 누군가의 작은 조언만 있었다면 불필요했을 과정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후에 사회생활에서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경험도 아닌 것들 말이지요.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작은 공간, 바로 이 블로그에 석사과정의 후기를 적고자 결심하였습니다.

 

  후기를 쓰는 가장 큰 목적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많은 분들이 조금이나마 더 대학원에 대해 알고 진입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오늘날 인터넷 카페, 블로그, 유튜브 등 많은 공간에 그런 정보들은 차고 넘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한 연구자가 해결해야나가야 할 일들이 교과서만으로 다 풀어나갈 수 없는 것처럼, 대학원 생활 역시 딱 어느 만큼의 정보를 알면 충분하다! 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대학원을 거쳐간 사람들의 이야기, 경험담은 많이 들으면 들을 수록 좋습니다. 본인에게 가치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이야기도 많겠지만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어차피 그런 것은 본인이 직접 판단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제 이야기를 적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제가 전달해드릴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제 필력과 묘사의 한계 외에도, 결국 대학원에서 경험했던 가장 깊은 이야기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엮여있는 만큼 사실을 그대로 인터넷에 적을 권리는 저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세부적인 연구 내용 역시 적을 수 없을 테고요. 그래도 제가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직접 아시는 분이라면 분명 제 이야기임을 아실 분도 있을텐데! 그렇다면 제가 맞을 겁니다 ㅎㅎ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흔히 KAIST를 검색하시면 보실 사진. 막상 저는 이게 어디에 있는지 몰랐습니다...
(출처: http://www.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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